로미는 어둠 속에 누워 영화를 보는 동안 나를, 우리가 아직 파릇파릇했고 쉴새없이 남자 애기를 해대던 그해를 생각했다. 우린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했는지, 그녀는 썼다. 모든 것이 경이로운 경로를 통해 우리에게 어떤 징후의 형태로 남자들의 사랑으로 신의 이름으로 주어진 선물이라 믿으며 그 실체를 제대로 보지 못했으니까. 사실 그런 우리가 저마다 깊은 내면에 자리한 허무로부터 힘겹게 끌어올린 힘이었는데 말이야. 그녀는 언젠가 드디어 시간이 생긴다면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싶다고, 그건 나 같은 무용수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 될 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