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은 깊이 상심했다. 강하고 또 너그러운 스승 이토가 왜 조선인의 손에 죽어야 하는지, 조선은 무엇이고 일본은 무엇이고,
어째서 조선이 따로 있고 일본이 따로 있으며, 조선과 일본 사이 에 어떤 일이 있는 것인지 이은은 생각할 수 없었다. 이토의 부재는 조선과 일본 전체의 부재처럼 느껴졌다. pp.169
순종은 이토에게 문충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순종은 대신과 관리들과 민간인 대표들을 거느리고 통감부로 가서 이토의 빈소에 조문하고 조위금 십만원을 전했다. 문은 덕을 널리 펼침이고 충은 국가에 헌신한다는 뜻이라고 순종은 이토에게 내린 시호의 뜻을 한국 통감 소네에게 설명했다. 소네는 듣고, 말하지 않았다. pp.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