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를 개인이 잘못해서 생겨난 예외적인 사고로 생각하지 말고, 타인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려 위험을 감수하는 이 직종의 특성이 그 사고를 통해 드러난 것으로 이해해야 하지요. 그럴 때 일하다 다쳐도 보고하기 어려운 문화가 바뀔 수 있습니다. pp.229
응급실 기반 감시 시스템과 건강보험 데이터를 이용한, 서로 다른 접근 방식을 택한 2개의 신뢰도 높은 연구는 공통적으로 말합니다. 한국에서 산재보험이 적용되는 직업성 손상을 경험한 노동자 대부분이 산재보험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요. pp.244
대기업이 산재 발생을 줄이는 방법은 공상처리만이 아닙니다. 다치기 쉬운 작업일수록 하청 노동자에게 넘겨 그 위험부담을 줄이곤 합니다.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하청 노동자들은 다쳐도 산재보험을 신청할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pp.246
통증은 괴롭지만 제대로 고통을 인지하는 것은 생존을 위해 필수적입니다. 통증을 느낄 때 비로소 우리는 그 통증의 원인을 제거하거나 최소한 그로부터 멀어질 수 있습니다.
현재 한국 사회는 가장 위험한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고통에 대해 구조적인 무감각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pp.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