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일을 만들기 위해 나는 일어나자마자 돈가스를 주문했어. 돈가스가 한 시간 뒤에 도착한다면 난 배달앱을 켜는 그 순간부터 즐겁고 행복할 거야. pp.163
그 드라마를 보며 어른들의 삶이란 상처 위에 상처를 덧대고, 그 위에 또다시 상처를 덧대며 만들어진 아름다운 유화 같다고 생각했어. 미술관에 가면 왜인지 모르게 마음을 붙잡는 그림들이 있잖아. 한참을 서서 바라보다 위로받는 느낌에 갑자기 눈물이 나게 만드는 그림. 걸음이 많이 느려진 할머니 할아버지를 오래 바라보게 되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싶어. 주름 하나하나, 굽은 등, 굳은 손과 발 곳곳에 모두 이야기가 담겨 있을 테니까. 언젠가 우리도 우리의 삶을 그림으로 완성할 수 있겠지? pp.163-164
구실을 잡아 남 원망만 하고 있었던 거지. 깜빡이등을 켜지 않고 무작정 끼어드는 운전자를 보고 마치 세상에 일어나는 나쁜 일이 모두 너 때문이라는 듯이 묵은 분노를 표출하기도 하고 말이야(물론 창문을 닫고 혼자 조용히 얘기했지만). 그런데 사실 나에게 일어난 최악의 일들이... 이 사람 때문은 아니잖아? 그저 깊은 곳에서 끓고 있던 분노에 트리거로 작용했을 뿐이지. pp.164-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