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보이지 않아서 슬펐다. 그래서 훨훨 나는 예쁜 나비가 부럽고 미웠지. 하지만 바람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나비보다 더 미웠던 거야. 그때 어디선가 이렇게 말하는 목소리가 들려. "바람아 바람아, 넌 보이지 않아 더 소중하단다. 가장 중요한 건 보이지 않는 거란다." 황당하게도 스물두 살의 김윤주한테 약간 위로받은 거 있지? pp.151
어느 날은 생선을 먹다 잇몸에 박힌 가시를 뽑으며 '아, 이 생선은 죽어서도 자기를 보호하려 드는구나' 싶어 <가시>라는 곡도 만들었어. 지금 내 앞에 그때의 내가 있으면 진심으로 파이팅을 외쳐주긴 하겠지만 넘치는 허세 때문에 뒤돌아서 배를 잡고 웃을 것 같기도 해. 그치만 그 때는 진짜 매사 심각했다고. pp.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