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사랑이 쉬워지는 순간이 있을까?
사랑이 쉬워지는 순간을 떠올리자마자 '지루함'이란 단어가 동시에 떠올라. 지루한 사람이 되는 것, 지루한 사랑을 하는 것 둘 다 너무 무섭다! 그렇게 소중하게 여겼던 사랑의 감정이 길거리에 나뒹구는 휴짓조각보다도 하찮은 것이 되어, 그 사람을 잃고 나서야 '아이고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다시 돌아와줘'라고 후회해봤자 그땐 이미 늦지. pp.67
뭐 지금도 비슷하긴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니 모르는 건 모른다고 솔직하게 얘기하고, 할 수 있는 이야기라면 진심을 담아 말하는 게 최선이겠구나 싶어. 위로하는 척이나 아는 척은 결국 들킬 수밖에 없더라고. 숨길 수 없다는 게 가끔 무섭기도 하지만 솔직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나니, 나를 탓하던 예전처럼 괴롭지만은 않아. 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건 사실이야. 나에게 무겁지 않은 문제라고 해서 그 사람에게도 무겁지 않은 건 아니니까. 혹여나 내가 가볍게 이야기해버릴까봐, 깊게 생각하지 않고 내뱉은 말 한마디로 상처를 줄까봐 겁나. pp.67-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