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초 1~2년 정도는 많이 싸운다고들 하잖아. 각기 다른 환경에서 긴 시간 살아온 두 사람이 함께 가정을 이루고 하나의 그림을 그려가야 하니까 그럴 수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해. 둘만의 방식을 찾아가는 시간이겠지. 그래서 어렵고 불편할 수 있지만 꼭 견뎌내야 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해. pp.52-53
난 정말 불행해'라는 생각을 하면 거기서부터는 걷잡을 수 없이 일이 커질 수밖에 없어. 자기 연민이 쌓이기 시작한 결혼생활은 행복할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 아무리 사소한 계기로 시작됐다 하더라도 계속해서 감정이 쌓이다보면 어느 순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문제로 바뀌어 있는 경우도 많거든. 그런데 말이야,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내가 상대방을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처럼 상대방도 마음에 들지 않는 나의 습관들을 이해하고 그냥 넘어가준 적이 있지 않을까 싶더라. 그렇게 생각하니 조용히 내 방식을 인정하고 기다려준 그 마음이 고마울 수밖에 없더라고. pp.53-54
처음 그 사람에게 끌렸던 점이 그 사람과 헤어지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기도 하고, 결혼과 동시에 마음에 긴장감이 풀어져 연애할 때는 서로 몰랐던 별로인 모습들을 내보이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멀어지기도 해. 물론 무조건 감추며 살라는 건 절대 아니지만 아무리 결혼을 했다 해도 지켜야 하는 '선'이라는 게 있거든. 연애할 때 수없이 싸우며 만들어진 둘만의 선. 그것만 넘지 않아도 싸움의 횟수를 줄일 수 있는데, 싸움이 나는 순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 선을 건드리는 게 문제지. 결혼을 한다고 해서 이해할 수 없던 것들이 갑자기 이해되는게 아니기에 결혼 후에도 연애할 때만큼이나 노력이 필요해. pp.54
서로 마음이 커지는 속도가 비슷해야 여기도 보고 저기도 보며 '함께' 갈 수 있는데, 상대방의 속도를 인지 하지 못한 채 마음만 급해서 혼자 빠르게 달려가다보면 달려가던 사람은 따라오는 상대방을 기다리다 지치고 상대는 달려가고 있는 사람의 뒷모습만 보게 되니까 결국 둘 모두 지치더라고. pp.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