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가끔 이렇게 책이나 영화를 보고 급 진지해지는 내 모습이 좀 낯설어. 예전에 네가 슬퍼서 울다가 거울 속 눈물 흘리는 네 얼굴이 낯설어서 보자마자 뚝 그친 적이 있다고 했잖아. 딱 그만큼의 '낯섦' 아닐까 싶어. 너무 감상적이거나 심각하리만큼 진지해지는 내 모습을 보면 '너 참 낯설다' 하게 되는 그 어색함이 좀 불편하달까? pp.27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해할 텐데, 칵테일만큼 새로운 맛과 재미가 무궁무진한 것도 드물어. 응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고 해야 할까? 각기 다른 술과 리큐어를 다양한 비율로 배합하고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서 술이 가진 고유한 맛이 발현되어 완전히 새롭고 놀라운 한잔이 탄생하거든. 게다가 칵테일 모험은 다른 모험(예를 들면 스카이다이빙이나 북극 여행 같은)에 비해 아주 큰 결심을 요하거나, 어마어마한 비용이 드는 게 아니잖아. 이 보다 더 완벽한 '소소한 모험'이 또 있을까 싶다. pp.2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