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대에서 직은 니토의 사진은 벼락처럼 안중근을 때렸다. 벼락이 시야를 열었다. 몸속의 먼 곳에서 흐른 구름처럼 밀려다니던 것이 선명한 모습을 갖추고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토의 몸이 안중근의 눈앞에 와 있었다.
...시간이 없구나. 연추를 떠나자. 운신할 수 있는 자리로 가자. 내 몸을 내가 데리고 가서 몸을 앞장세우자. 몸이 살아 있을 때 살아 있는 몸으로 부딪치자...
신문 속 이토의 사진을 보면서 안중근은 조준점 너머에서 자신을 부르는 손짓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