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슬픔과 분노가 부조리한 사회를 바꾸는 근본적인 힘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와 함께 기록과 분석을 통해 대안을 내놓는 과정이 생략된다면 그 힘은 더 나은 변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일시적인 사건에 불과한 것이 될 테니까요. pp.11
그때 참사로 오빠를 잃은 한 여학생이 소극장에서 관객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지 않아서 저희 오빠가 죽은 거잖아요. 여러분들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으면 꼭 용기를 내주세요." pp.13
저는 천안함 사건이 폭침 당일의 사건에 한정된 용어가 아니라 그 이후 천안함을 대하는 한국 사회의 태도를 모두 포괄하는 단어가 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에 비로소 우리는 천안함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외면하는 현재의 상황을 넘어설 수 있으니까요. pp.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