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가 떠난 텅 빈 방에 앉아 남은 잡채를 꾸역꾸역 먹으면서도 나는 울지 않았다. 슬픔을 느낄 수 없었다. 그저, 고기도 못 먹는 사람이 러시아에 가서 뭘 먹고 다닐지 막막하게 걱정했을 뿐이다. 그런 그럴듯한 걱정으로 나의 깊은 상심과 슬픔을 덮고 속이는 일에 나는 익숙했다. P195
Rosa
2024.09.15 목선배가 떠난 텅 빈 방에 앉아 남은 잡채를 꾸역꾸역 먹으면서도 나는 울지 않았다. 슬픔을 느낄 수 없었다. 그저, 고기도 못 먹는 사람이 러시아에 가서 뭘 먹고 다닐지 막막하게 걱정했을 뿐이다. 그런 그럴듯한 걱정으로 나의 깊은 상심과 슬픔을 덮고 속이는 일에 나는 익숙했다. P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