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전처럼 많은 말들을 쏟아내지는 않았다. 짧으면 몇 초, 길면 몇 분 정도 말없이 가만히 걷기만 했고, 길가로 기어나온 민달팽이를 주워서 풀숲에 던졌다. 나는 그 침묵 속에서 내가 얼마나 그 시간에 집착하고 있는지 알았다. 그 시간은 영원해야 했다. 다른 시간들처럼 함부로 흘러가버려서 과거 속에 폐기되어서는 안 됐다. P150
Rosa
2024.09.15 목우리는 그전처럼 많은 말들을 쏟아내지는 않았다. 짧으면 몇 초, 길면 몇 분 정도 말없이 가만히 걷기만 했고, 길가로 기어나온 민달팽이를 주워서 풀숲에 던졌다. 나는 그 침묵 속에서 내가 얼마나 그 시간에 집착하고 있는지 알았다. 그 시간은 영원해야 했다. 다른 시간들처럼 함부로 흘러가버려서 과거 속에 폐기되어서는 안 됐다. P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