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가 걷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녀의 귀에만 들리는 음악이 그녀 주변에 흐르는 듯했다. 다른 사람과 함께 걸을 때도 체는 상대의 속도에 맞추려 애쓰지 않았다. 자기의 리듬대로 발을 뻗고 어깨와 팔로 타원을 그리며 나아갔다. 체외 함께 걷는 사람은 그녀가 자신의 속도로 걸어올 때까지 기다리면 되었다.
신호등의 녹색불이 깜박일 때면 체는 어깨의 원을 빨리 그려 속도를 높였다. 계단을 두 칸씩 뛰어오르거나 양발을 한 번에 떼어 점프할 순 없었지만 체의 걸음 때문에 지하철을 못 타거나 버스를 놓친 적은 없었다.
- 제 꿈 꾸세요, p. 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