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을 때는 여름이 배경일거라 지금이 딱이다!라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여름 별장이 나오고 건축사무소 직원들이 여름을 그곳에서 난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더 놀라운건 그 별장에서 지내는 7월 말부터 9월 중순 동안의 숲의 모양새를 오감으로 전해주는 문장들이었다. -"안개 냄새에 색깔이 있다면 그것은 하얀색이 아니라 초록색일 것이다."(p.10) -이런 문장들이 나올 때마다 참으로 표현을 잘하는 작가다라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는 건 피아노 음악으로 애잔하게 쓸쓸하게, 그리고 아사마 산 위에 쌓인 눈으로 그려주는 문장들이 눈 앞에 그 계절을 같이 보고 있는 듯 하게 그려줬다.
사카니시 도오루와 무라이 슌스케를 통해 젊음과 늙음이 따로 있지않음을 떠올리게 해줬다.
도오루와 유키코가 여름 별장에 다시 찾아오게 된 부분을 읽을 땐 왜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가 제목이 되었는지 알것 같았다. 오래동안 잠든 채였지만 각인된 것은 상실되지도 숨이 끊어지는 것도 아니기에 거기 그 시절에 머물렀던 그 때는 오래 그곳에 남게 된다는 듯 하다.
여름이면 이 책이 떠오를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