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츰 어둠에 잠기는 공기 속에서 서로의 목소리가 섞이는 동안에는 자질구레한 생활로부터도, 몸으로부터도, 무거운 생각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살과 뼈가 점점 무게를 잃어가는 기분, 내 몸이 작은 열기로도 쉽게 상승할 수 있는, 속이 텅 빈 풍등이 된 기분이었다. 가는 끈만 끊어버리면 어디로든 날아갈 수 있어. 누구도 나를 속박할 수 없어. 그럴 때면, 내가 아마도 노래 부르기 위해서 태어난 것 같다고, 이렇게 노래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pp.200/314 (전자책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