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엄마는 그런 이모의 머리 위에 내리비치는 햇빛을 바라봤다. 그럴 때면 시간은 부드럽게 흘러갔고, 모든 일들이 잘 풀려가리라는 이상한 낙관이 마음에 배어들었다. pp.103/314 (전자책기준)
할머니는 일생 동안 인색하고 무정한 사람이었고, 그런 태도로 답답한 인생을 버텨냈다. 엄마는 그런 할머니를 이해하지 못했고, 그런 태도를 경멸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난 뒤 그 무정함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상대의 고통을 같이 나눠 질 수 없다면, 상대의 삶을 일정 부분 같이 살아낼 용기도 없다면 어설픈 애정보다는 무정함을 택하는 것이 나았다. 그게 할머니의 방식이었다. pp.110/314 (전자책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