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을 끄고 차에서 내리자 낮은 기온에 몸을 사리게 된다. 어치새가 시끄럽게 울면서 저공비행을 하고 있다. 갑자기 땅에 내려왔다가 다시 낮게 날아올라서 옆으로 이동한다. 옅은 팥죽색 동체에, 날개에는 선명한 코발트블루색 무늬가 있어서 날갯짓 할 때 다 눈에 들어온다. 주위를 배회하듯이 날면서 도토리를 쪼고 있다. 어치새는 까마귀만큼 머리가 좋다. 일단 공복을 채운 뒤에는 겨울이 대비해서 도토리를 모은다. 때까치는 벌레나 개구리 등의 노획물을 가지에 꽂아둔 채 내버려두는 일이 있지만, 어치새는 나무 구멍이나 뿌리 아래 틈새 등, 일정한 장소를 저장고로 삼아 겨울 동안 제대로 활용한다. 남의 일도 잘 살치고 있으니까 나하고 선생님이 여름 별장에 들어가는 것도 도토리를 주우면서 곁눈질로 보고 있을 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