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라는 기계를 돌리는 단순한 톱니바퀴들 속에 쇼코는 끼지 못했다. 진심으로, 쇼코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쇼코에게 내가 어떤 의미이기를 바랐다. 쇼코가 내게 편지를 하지 않을 무렵부터 느꼈던 이상한 공허감. 쇼코에게 잊히지 않기를 바라는 정신적인 허영심. pp.25/314 (전자책기준)
분명히 쇼코도 그때 느끼고 있었겠지. 내가 쇼코보다 정신적으로 더 강하고 힘센 사람이 되었다는 것을. 마음 한쪽이 부서져버린 한 인간을 보며 나는 무슨 일인지 이상한 우월감에 휩싸였다. pp.27/314 (전자책기준)
쇼코의 원피스가 마 루에 쓸리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노인들 특유의 이상한 외로움을 쇼 코에게서 느꼈다. 나는 쇼코의 얼굴을 보지 않고도 그것을 알 수 있었다.
쇼코는 노인이었다. pp.28/314 (전자책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