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도착하고서야 쇼코가 그리도 싫다고 말했던 일본의 습기라는 게 어떤 것인지 몸으로 이해했다. 공기중에 섞인 수분은 그 자체로 땀 같았다. 땀구멍으로 땀이 나오는 게 아니라, 공기중에 녹아 있는 땀이 내 피부에 닿아서 흐르는 것 같았다. pp.22/314 (전자책기준)
막상 대문 앞에 서자 전에 없던 용기가 생겼다. 적어도 쇼코가 나를 모른 척하지는 않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쇼코를 못 보고 돌아간다 해도 상관없다고도 생각했다. 당시의 나는 거기까지 간 노력이 허사가 될 수 있는 모든 가능성들을 나열하고, 그 가능성들에 대해서 마음을 열어놓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pp.22/314 (전자책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