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헬은 체의 그런 모습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그녀가 진심으로 사람을 좋아하는 듯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마치 운동화 끈을 묶기 위해 구부려 앉은 아이를 기다리는 강아지처럼 사람이란 기다리기만 하면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존재라고 믿는 것 같 았다. 때때로 대니는 체의 그런 태도를 걱정하며 체에게 좀더 자신을 아끼라고 말했지만 체는 대니의 조언을 웃어넘겼다.
그녀는 사람에게 다가가 마음을 주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먼저 주고, 준 만큼 되돌려받지 못해도, 다시 자기의 것을 주었다. 결국 그건 자기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했다. 멀리, 크게 보면 그렇다고. 그런 말을 할 때 체의 얼굴은 느긋하면서도 단단해 보였다. 앙헬은 체보다 여러 가지 일에 능숙했지만 사람을 대하는 체의 태도에는 자신이 다 헤아릴 수 없는 크고 높은 면이 있다고 생각했다. pp.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