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이 처음 나왔을 때 읽고, 이번에 다시 읽으니 더 좋네요.
시선 자신이 겪은 상처들로 인해 자신의 안으로 숨지 않고, 세상 밖으로 나아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걸크러쉬 할머니(?)로 당당하게 살아낸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시선이 만들어 간 엉성하지만 견고하고, cool하지만 따뜻한 울타리 속에서 가족들 각자가 개개인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아픔이 각자 다른 방식으로 극복되거나 치유되거나 때로는 마주볼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된다는 점도, 하필 그 장소가 하와이라는 점이 아주 좋았어요. 하와이의 햇볕과 바다와 파도와 모래와 음식들 속에서 말이죠.
소설을 다 읽고 나니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마신 듯한 기분이네요.
정세랑 작가의 소설들은 언제나 재밌습니다. 제가 지금 걱정하고 고민하고 있는 시의성있는 소재들을 가지고 작가 나름대로 풀어가는 방식이 제 취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