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이태원발 코로나 집단감염 사태'를 모티프로, 30대 퀴어 청년들의 사랑을 보여주는 연작 소설.
"형, 요즘 애들은 아무도 그런 거 안 올려."(p 206)
'요즘 애들'이라는 단어는 기성세대가 신세대를 얕잡아 볼때 쓰인다. 기성세대가 신세대를 향한 경계의 언어가 아닌, 인신공격과 사생활 침해로 변질되질 않길 바라는 시선이 담겨져 있다.
그러나, 신 세대가 기성시대와 선 긋기 위해 사용되기도 하는 이중언어의 #아이러니 를 보인다.
"모이지 말라고 그렇게 말을 해도 죽어라 모이네. 무식한 새끼들."( p 207)
"저 사람들 답답하겠지. 우리처럼."
"우리는 방역 수칙 잘 지키고, 최대한 조심하잖아요..."
내로남불같아 보이는 시국의 현실이 반영된 아이러니한 문장들이다. 전 지구적 #팬데믹상황 속 모두와 또다른 #취약한삶 을 가진 이들의 공포와 우울이 작품속에 녹아 있다. 결국 그들 또한 모였고, 동선 뿐만이 아닌 그들의 사생활도 벌거벗겨질까봐 두려워 하는 퀴어청년들.
"어머니는 '이태원발 확진 사태'당시 추이를 보며 하루종일 통성기도를 했다고 했다. 어머니가 다니던 교회에서 이태원 때보다 두 배는 더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는 사실을 중요치 않은 것 같았따. 그들은 주님의 자식이 아닐까?"(p 216)
팬데믹으로 누적된 피로와 특정집단에 대한 낙인찍기등의 증오화 혐오는 어려운 상황에 더 취약해지는 아래로 향한다.
물질적 토대와 안정화로 결핍된 삶이 해소된 듯 보이는 30대 퀴어들의 사랑을 보여주면서, 물질적으로는 충족되었지만, 아직 정신적이나 정체성면에서 온당하지 않은 그들의 사랑 또한 보여준다.
퀴어 문제와 더불어 진연희와 배서정, 그리고 황은채와 리라이모. 아직 사회에서 제대로 발언권을 얻지 못하고 좌불안석하는 여성의 모습 또한 보여준다. 권위적인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는 아직 제대로 서지 않았다. 소설 속 그들은 아직 낙오자이다.
미래를 의심하는 철우처럼 정녕 미래엔 희망이 없는걸까?
사람과 세상에 배신당했다고 느낄 수록, 쓸데없는 희망이나 환상 같은 건 삶에 필요없는 것일까.
정규직 전환, 청약당첨, 주택 담보대출, 임원 승진, 자녀입시성공, 온전한 가정……
모두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바라는 조그만 염원들.
그 염원은 자신만의 것이자, 모두의 공통적인 욕망이다.
세속적인 그것 때문에 우리는 오늘도 희망적인 미래를 꿈꾼다.
"인생에 진짜 마지막은 언제나 남아 있는 법이죠."( p 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