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오 도가 넘는 날씨에, 등이 깊게 팬 붉은 야회복을 입고 초점 잃은 흐릿한 눈을 한 채 류블랴나의 거리를 헤매는 한 여자를 본 적이 있지. 술에 취했구나 싶어서 도와주려 했지만, 그 여자는 내 외투를 거절했어.
아마도 그녀의 세계가 여름이었거나, 그녀의 몸이 그녀를 기다리는 누군가에 대한 욕망으로 뜨거워져 있었을 거야. 그 누군가 그녀의 망상 속에서만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녀는 자신이 느끼는 대로 살고 죽을 권리가 있는 거야. 안 그래?” _ (구버전) p.5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