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무슨 이벤트를 했던 책으로 기억한다. 서평단인가? 서평단에 지원하라는 문자를 받고 지원하려고 핸드폰을 열었더니 벌써 마감되었다. 해서, 할 수 없이 책을 구입했는데, 이번엔 전자책으로 구입했다. 전자책으로 구입한 책이 꽤 되는데, 내 기준으로 '가벼운' 책은 주로 전자책을 구입한다. 한 번 읽고 버릴 것 같은... 혹시 실례되는 표현인지는 모르겠으나 속내는 그렇다.
첫 장부터 약간 형식이 다른 전개에 조금 당황했다. 속 얘기를 바로 뒤에 덧붙여 독자는 인물의 진짜 마음을 알게 되어 그 '진짜마음'대로 사건이 연쇄되는 과정을 쉽게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기법(?)이 다소 신선했다. 사람들은 자기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쓴다고 우리의 '안나'님이 그랬는데, 진짜 속마음 또는 발화한 것의 진짜 의도를 독자들이 알게 하는 것의 속시원함 같은 것이 느껴져서 좋았다.
한편으로는, 자꾸 흐름이 끊기는 현상이 있어 빠르게 읽어내는 데 방해를 받곤 했다. 큰 문제는 아니지만. 잠차 익숙해지긴 한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일단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고 관습성이 강한 문학계에 좋은 활력소가 될 것도 같다.
거침없는 표현, 거친 표현이 만화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기도 했다. 일본 문화를 잘 모르기에 생소한 느낌도 강한 것 같다. 알게 모르게 일본 서브컬쳐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듯 보이는 영상계를 보더라도 일본의 문화적 토대가 탄탄하겠구나 하는 것을 생각한다.
유명한 장르소설과 소세키의 작품을 읽어보는 것으로 그 세계를 알 수는 없어 조금씩 알아가려 하고 있다. 누가 어떻게 일본 문학계를 지배하고 있는지 얼마나 다양한 문학적 생태계를 갖고 있는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그냥 직감대로 서점에서 책을 집어오는 것도 그런 노력 중의 하나다.
독파 책린지에서 선정한 책은 믿고 읽는 편이라 만족하면서 잘 읽었고 시간이 흐르는지도 모르게 재미있게 잘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