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글쓰기나 독서기록을 생략한 채 완독후기를 남겨보고자 한다. 가이드대로 읽지는 않았으나 완독을 하기는 했으니까. 동시대 작가들의 글을 읽는 것은 나에게 어떻게 다가올까가 항상 궁금했다. 신인작가들은 신인작가대로 기성작가들은 기성작가대로 다가오는 것이 약간씩은 다른데, 가볍고 많이 공감하는 말로 쓰는 작가들은 아무래도 신인작가들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쉽게 읽히는 경향이 있다. 여기서 오해할 만한 표현이 있을텐데, 쉽다는 것이 수준이 낮다는 뜻은 아니다. 익숙함에 가깝다고 해야겠다. 중견작가는 뭔가 실험적인 것을 또는 과정에 있는 것인가? 라고 느끼는 것 같다.
해서, 이게 뭐야? 무슨 얘기를 하려고? 느낄 때가 있다. 그럴 경우 나는 작가가 내는 문제를 받아든 느낌이 들고 나는 그것을 해결해야만 하는 의무감을 갖는다. 누가 묻지도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데 말이다.
이 문제를 헤쳐가는 방법 중의 하나는 읽으면서 느껴지는 감정이나 기분, 특히나 낯선 감정들을 자꾸만 생각해본다. 그게 어떤 거랑 비슷했더라? 하면서. 그리고, 마침내 '아, 그건 그거였구나!'라고 느껴지는 때가 온다. 이렇게 쓰니 가장 일반적인 과정인 것도 같다.
이 책의 시작은 참 좋았다. 띠지도 마음에 들고 표지도 마음에 들었다. 그게 읽어가는 내내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첫인상이라는 것과 비슷해서, 처음 1/3부분을 즐겁게 읽어내려 간 것 같았다. 모호하게 끝나거나 갑자기 뚝 끊어지는 듯한 마지막도 괜찮았다.그럴 수도 있는 일이 세상에 많기 때문이다. 충분히 이해할 만 했다. 저변에 느껴지는 답답한 정서도 이해할 만 했다. 세상이 원래 그런 거니까.
그 다음이 문제인데, 나의 경우는 계속 그 정서에서 머문다는 게 문제였다. 깊게 들어가지도, 사로잡히지도 않고 그렇다고 거부하지도 않는 어정쩡한 상태가 되어 아무 맛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된 것이 문제였다.
이 문제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 것인가가 새로운 문제가 되었다. 음... 아무래도 우리 나라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이해가 많이 딸리나보다 라는 것이 총체적인 결론이다. 출판계, 책 좀 읽어 본 사람들, 문학 전공자들은 알 수 있겠지만, 이제 문학작품을 조심스럽게 읽어나가는 입장이라 별다른 감상을 남길 수가 없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