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은 몇 번을 다시 읽어야 했다. 내가 이론을 발표한 게 언제였더라? 한 달 전? 아니, 한 달도 안 된 것 같은데? 슈바르츠실트가 이토록 복잡한 방정식을 이토록 짧은 시간에 푼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방정식을 만든 자신조차도 근사해를 찾은 것이 고작 아니던가. 슈바르츠실트의 해는 정확했으며 항성의 질량이 주변의 시공간을 구부리는 방식을 완벽하게 기술했다.
아인슈타인은 방정식 해를 손에 들고서도 좀처럼 믿기지 않았다. 이 계산 결과는 그간 자신의 이론에 (너무 복잡하다는 이유로) 심드렁하던 학계의 관심을 끌어올리는 결정적 계기가 될 터였다. 당시 그는 자신의 방정식에 대한 정확한 해를 아무도, 적어도 자신의 생전에는 발견하지 못하리라며 체념한 지 오래였다. 슈바르츠실트가 박격포 포성과 독가스 구름 사이에서 해를 구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기적이었다. "이렇게 단순한 공식으로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이 있으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는 걸!" 그는 마음을 추스리자마자 슈바르츠실트에게 답장을 보내 그의 결과를 학회에 제출하겠노라 약속했다. 자신이 죽은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