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초반에 과연 어느 부분이 논픽션이고 어느 부분이 픽션일지 생각해봤지만 역시 알아낼 수 없었다. 중반 이후부터는 이 이야기 전체가 논픽션 같기도 하다가 전체가 픽션 같기도 하다는 기이한 느낌을 받았다. 과학 상식이 부족한 편이지만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특히 과학자들의 인간적인 고뇌의 장면이라든가 어떤 것 하나에 집착하면 먹고 자는 것을 잊을 정도로 그 문제에 골몰하여 해답을 찾아내려는 인간의 호기심과 열정에 대해 읽으며 '어떻게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인간 정신에 대한 경이로움마저 느껴졌다. 그렇게까지 애써서 내놓은 결과가 때로는 전쟁에 사용되며 대량 학살에 사용되기도 하고 전혀 우리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는 것을 보며 과학도 깊게 들어가다보면 철학적인 부분과 맞닿아 있고 새로운 발명을 하거나 이론을 내놓을 때 그것이 인간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과학자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비록 양자역학에서 말하다시피 인간이 세상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도 예측할 수도 없지만 새로운 발명과 이론이 세계를 파괴하는 방면이 아니라 유익한 방면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숙고하는 것은 포기해서는 안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