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정원사는 레몬나무가 어떻게 죽는지 아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늙은 나무는 만일 벌목되지 않거나 가뭄, 질병, 무수한 해충, 균류, 역병의 공격에서 살아남으면 열매를 너무 많이 맺는 바람에 쓰러진다고 한다. 일생의 끝에 이른 나무에서는 마지막으로 무수한 레몬이 달린다. 마지막 봄이 되면 꽃눈이 트고 거대한 꽃송이가 피어 공기를 향기로 채우는데, 어찌나 달콤한지 두 블록 떨어져서도 콧구멍이 아릴 정도다. 그런 다음 열매가 한꺼번에 익고 이 초과 중량 때문에 모든 가지가 부러져 몇 주 뒤에는 썩어가는 레몬이 땅을 뒤덮는다.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 벵하민 라바투트 저/노승영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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