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알을 물에 적시고 또 적셔 반짝거리게 닦은 뒤에 다시 귓속에 넣었다. 소란으로부터 귀를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옆방 환자의 끝없는 기침 소리를 잠재우기 위해서였다. 그는 밤새 들려온 이 애처로운 스타카토가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의 목구멍에서 나온 것인지 상상의 산물인지 알 수 없었다. 수돗물이 똑똑 떨어지듯 규칙적이고 사람을 미치게 하는 그 소리는 이튿날 아침 그가 일어났을 때에도 여전히 들렸기 때문이다. 기침은 그의 몸에도 침투한 듯했다. 움직이려 할 때마다 숨이 멎을 만큼 기침이 터져나왔다.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 벵하민 라바투트 저/노승영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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