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그녀의 삶에서 출산과 결혼은 죽음으로 얼룩졌고,
사랑과 증오, 행복과 불행, 삶과 죽음, 고통과 쾌락은
동전의 양면처럼 불가분의 체험이었다. 같은 사건이라
도 경험의 주체에 따라 전혀 다른 체험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따라서 모든 이야기에는 이면이 있음도
날카롭게 의식하고 있었다..
안락한 가정을 동경하면서도 한번도 가족에 정착하지
못했고, 보수적인 19세기 사회에서 전형적인 여성의
역할을 중시하면서도 비범한 지성과 작가로서의 야망
때문에 거기서 만족하지 못했으며, 그렇다고 전적으로
남성들의 세계에 투신할 수도 없었던 셸리에게 타자로서
의 자아인식, 그리고 무소속의 불안감은 곧 삶의 조건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