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해선 안돼.
우리 가정은 이상적인 가정이야.
모든 게 순조롭게 풀리고 있어.
그러나 그녀는 현실과 진실을 모른다. 그녀의 노력은 가족에게 존중받지 못한다.
중년의 여자의 자기 고백과 자기혐오.
인간의 자기 기만과 정당화에 대한 뼈아픈 질책이 담긴 #심리소설. 자기고백을 통함 자기혐오로 고통받는 자아.
추리소설을 벗어나 필명으로 발표하고 수십 년간 비밀에 부친 #심리서스펜스
애거사가 3일 만에 완성했으나 단 한 자도 고치지 않고 그대로 펴냈을 만큼 치밀한 완성도를 자랑하는 작품이라 한다.
방금까지 지친 듯 어깨를 늘어뜨리고 있다가 갑자기 고개를 들고 플랫폼을 기운차게 걸어가던 로드니. 버거웠던 짐을 내려놓은 듯 경쾌하게 걸어가던……
로드니는 왜 기차가 역을 떠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았을까?(p 81)
노예 아닌가? 우리가 주는 음식을 먹고 입혀주는 옷을 입고 시킨 대로 말하는데! 그게 아이들이 지불하는 보호의 대가 아닌가? 하지만 아이들은 매일매일 자라서 자유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지. (p 117)
부인은 제가 잘못할 때마다 지적을 하시죠. 그런데 일을 잘해도 칭찬하시지 않아요. 그러면 일할 맛이 안 나요.(p 145)
하지만 조앤은 그를 사랑했다. 사랑하면서도 그의 권리를 빼앗았다. 삶의 방식을 선택할 권리를 빼앗아버렸다. 어린 자식과 뱃속에 든 자식이라는 무기를 뻔뻔스럽게 휘둘러 그에게서 뭔가를 빼앗았다. 로드니는 그 상처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그녀는 그에게서 남성성의 일부를 빼앗고 말았다.( p 236)
사막이란 낯선 곳에서 진실의 편린들이 뛰쳐나오고 있다.
그것을 마주하고 변화를 맞이하지만 막상 익숙한 집으로 돌아와 남편을 마주한 순간,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아이러니는 최대 반전이었다.
살기 위해 스스로를 기만하는 것. 그것은 #정신승리 일지 모른다.
타인의 마음을 직시하는 것보다 자신의 마음을 직시하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일까?
사랑한다는 이유로 가족의 자유와 행복을 빼앗고,
다른 사람의 삶을 함부로 평가하고 멋대로 동정하고 깔보는 것.
자신의 안온한 울타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기만한 무수한 죄.
중년의 우리가 자행하고 있는 것들 아닐까?
이런 죄로부터 당신과 나는 자유로울 수 있을까?
우리 삶에 '안전'은 없다. '자기 기만'이라는 안전장치가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