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완독과 상관없이 조금 늦은 완독후기를 올리게 되었지만, 그저 내가 바라는 것은 이유미가 자신의 삶을 찾아 굳세게 걸어가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구원하지 않아도 되니까 자신만의 술수랄지, 그렇게 불리는 것으로라도 멈춰있지 않았으면. 나머지는 개인 SNS에 미리 올린 완독 후기로 대체한다.
작품에 대해 얘기하자면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웠다. 독파의 완독 일정에 맞춰서 읽으려고 했지만 한 장을 끝내고 나면 다음 장으로 안 넘어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생각보다 빨리 끝내버렸다.
유미, 안나, 유상으로 불린 이 여성의 삶이 내내 안쓰럽다. 계속 타인이 되어야만 하는 삶, 다른 사람을 속이면서 자신을 숨겨야 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런 인물에게 안쓰러움을 느끼는 것도 어찌보면 웃긴다. 흔히들 부르듯 학력위조범같은 사기꾼이라고 불러도 시원찮을 판에 우리는 왜 그에게 알 수 없는 애틋한 감정을 느끼는걸까. 애초에 뭔가를 바라고 시작한 거짓말이 아니어서? 어쩌다, 지금보다 조금만 더 나은 삶을 바랐을 뿐이라서?
작품의 '나'가 카페 '이층'에서 만난 그 여자. 남자일지도 모를 그 여자. 금방 얼굴을 보고 왔음에도 기억이 나지 않는 그 여자는 지금 어디에서 뭘 하며, 어떤 이름으로 지내고 있을까. 이유미의 끝을 보여주지 않아 더욱 그녀를 생각하게 만든다. 그녀가 부디 어려운 세상에 지지않고 어디에서든 잘 살아남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