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을 처음 열기까지, 책의 표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나는 힘겨워지고 있었는데.. 소설 속으로 들어가니 읽는 나도 빛이 없는 적막한 공간에서 눈에 푹 파묻혀버린 것 같은 느낌. 난 사건을 아는 축에 든다고 생각했는데 문학의 힘으로 정심이 되어보고 인선이 되어보았고, 감당하기 힘들었다. 안다고 했지만 제대로 마주하지 않았었구나. 작가님은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길 빈다고 했지만 이 이야기에서 사랑을 꺼내기엔 내 감정이 너무 처연하고 무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