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까지 우리를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달리게 했던 순풍은 어스름과 함께 가벼운 산들바람으로 잦아들었다
부드러운 공기는 그저 잔물결만 일게 했고, 우리가 호변
에 접근하자 나무들 사이에 기분좋은 움직임을 일으켰다
호변의 꽃과 마른 풀에서 비길 데 없이 기분좋은 향내가
풍겨왔다; 우리가 뭍에 배를 댈 때 해가 수평선 아래로
뚝 떨어졌다; 호변에 닿자 근심과 두려움이 새삼 되살아
났다. 머지앓아 나를 사로잡고 영원히 달라붙어 떨어지
지 않을 근심과 두려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