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 테마는 언제나 설렙니다. 보란듯이 속이고 어느새 달아나는 성공신화는 스릴만점이죠. 그러나 주인공의 성공을 바라면서도 일면 혀를 끌끌 차는 위선을 봅니다. 비방과 험담을 쏟지만 기실 가면을 씌운 것은 우리가 아닐까. 여자라면 응당 이렇게 살아야 해, 네 형편에 그러면 안 돼. 잣대를 더하고 행위를 재단하고 마음에 차지 않으면 밀어버리는 게 우리는 아니었을까. 그래서 유미는 그렇게 다른 사람의 옷을 입고 그의 신분을 빌려 생을 이어갈 수 밖에 없었던 걸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허언증 이유미의 삶도 그렇지만 서술자인 작가의 서사도 재밌었습니다. 감정이입도 많이 됐고 리뷰에도 썼지만 저랑 닮은 부분이 많아서 괜히 얼굴 붉어지고 그랬어요.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