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의 심장 중 p111
그의 마지막 나날에 대한 유일한 증언은 병원에서 그를 돌본 간호사에게서 나왔다. 그녀에 따르면 그로텐디크는 가족을 만나길 거부했으며 단 한 명의 면회객만 받아들였다. 키가 크고 숫기 없는 일본인 남자였는데, 어찌나 수줍어하던지 그녀가 불러들일 때까지 병실에 들어오지도 못했다.
간호사가 기억하기로 잘생겼지만 등이 살짝 굽은 그 남자는 닷새동안 면회 시간 내내 침대맡에 앉아서 매우 불편한 자세로 몸을 숙여 귀를 환자의 입에 최대한 가까이 갖다대고 줄곧 공책에 무언가를 끄적거렸다. 그는 그로텐디크가 숨을 거둘 때까지 머물렀으며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시신이 영안실로 옮겨질 때까지 곁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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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 수학자, 그로텐디크와 모치즈키 신이치의 찰나의 만남. 심장의 심장을 두려워함에 기인한 두 사람의 기행들이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