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앤이 우연한 고립 속에서 자신과 자신의 주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을 때 조앤을 응원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삶은 결국 나와 타인 사이의 균형 정도에 따라 나아갈 방향을 찾게 되니까요. 조앤은 스스로는 몰랐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들 속에서도 고립되어 있었죠. 사랑하면서도 상대를 알아가려히지 않았거든요. 그러다보니 조앤이 중간중간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부분을 의심해보고 훅 깨닫게 되는 과정이 괜히 조마조마하면서, 은근한 서스펜스가 있었습니다. 왜냐면 자신의 거친 민낯을 마주하는 일은 때로 충격적일 수 있기 때문에요. 오리엔트 특급을 타고 다시 컴백홈할 때 조앤은 그동안 몰랐던 자신을 만났고 그 잘못됨을 인정했어요. 변하는 일만 남았었는데, 용기를 내지 못하죠. '용기' 어쩌면 로드니가 바랐던 건 자기만족에 빠져 행복한 조앤보다 더이상 불쌍하지 않을, 용기있는 조앤이었다고 생각해요. 조앤은 용기가 없었고 셔스턴 부인은 용기가 있었어요. 그 차이가 로드니의 마음속에서 무엇이든 아름답고 생기가득한 '봄에 조앤이 없었던' 원인이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포와로 탐정은 없었지만 애거사의 유명 추리소설 못지않게, 흥미롭고 대단한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