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어는 산을 거닐며 이 젊은 물리학자에게 말했다. 원자를 묘사할 때 언어는 시와 같은 역할만 할 수 있다고. 하이젠베르크는 보어와 함께 걸으면서 아원자 세계가 거시 세계와 극단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직감했다. (...) 시인과 마찬가지로 물리학자 또한 세상의 사실들을 단순히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은유와 정신적 연결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해 여름 이후로 하이젠베르크는 위치, 속력, 운동량 같은 고전 물리학의 개념들을 아원자 입자에 적용하는 것은 완전히 미친 짓임을 깨달았다. 자연의 미시적 측면을 묘사하려면 전혀 새로운 언어가 필요했다. pp.113/209
첫번째 행렬이 정합적임을 증명하고 나자 그는 자신의 몸을 느낄 수 있었다. 두번째 행렬을 증명할 때는 추위에 손이 떨렸다. 계산식 위아래의 연필 자국은 마치 미지의 언어로 쓴 기호 같았다. 그의 행렬은 모두 정합적이었다. 하이젠베르크는 오로지 직접적 관찰만을 바탕으로 양자계를 모형화한 것이었다. 그는 은유를 숫자로 대체했으며 원자 내부의 현상을 지배하는 규칙을 발견했다. 이 행렬 덕에 그는 서로 다른 시점에서 전자의 위치를 계산하고 전자가 다른 입자들과 어떻게 상호 작용 하는지 기술할 수 있었다. 그는 비유를 전혀 동원하지 않고 오직 순수 수학만 이용하여 뉴턴이 태양계를 묘사한 것처럼 아원자 세계를 묘사했다. pp.113/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