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가도, 날 달래는 엘리자베트의 목소리와 클레르발의 대화가 내 귀에 속삭이듯 들릴 겁니다. 그들은 죽었어요. 그러나 그런 고독 속에서는 단 한 가지 감정만이 나를 설득해 목숨을 부지하게 만든답니다. 내 동포 인류를 널리 이롭게 하는 숭고한 작업이나 기획에 매달려 있다면 그 일을 끝내기 위해 살 수 있겠지요. 그러나 내 운명은 그런 게 아닙니다. 내가 생명을 준 존재를 추적해 파괴해야 합니다. 그때는 지상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 마무리되니, 죽어도 좋을 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