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기 전 대략의 내용 전개를 <안나>라는 드라마 광고를 통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친밀한 이방인>이라는 제목에 관심이 갔어요. '친밀한 이방인'은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궁금했고 이방인이 어떻게 친밀하지? 에 대한 답도 완독을 통해 얻고 싶었습니다. 근데 다 읽고났어도 정확히 그 '친밀한 이방인'은 누구인지, 하나인지 여럿인지 이유미의 삶만큼이나 아리송하기만 합니다. 아미도 추측해보건데 제목이 뜻하는 바는 이유미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녀는 여러 사람 곁에 있었고 그들에게 친밀하거나 친밀해지는 사람이었지만 그것이 진짜가 아니었기에 껍데기에 불과한 이방인이었을테니 말입니다. 다른이에겐 친절했지만 어쩌면 정작 스스로에겐 불친절해서 어디에도 길게 머무를 수없이 고립된 이방인! 그녀가 찾으려고 했던 것도 우리가 칮으려고 하는 행복과 같은 것이었을텐데, 그녀가 그녀 자신을 돌보지 않았기에 이런 비극적인 가짜의 삶이 펼쳐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읽는 내내 슬프고 공포스러웠습니다. 게다가 누구하나 그녀에게 진심의 손을 내밀지 않아요. 실체를 알았다고 생각한 순간 , 협박하거나 달아나거나 방관하거나 이용하짆아요. 그런 의미에선 거꾸로 이유미 주변 인물들도 친밀한 이방인이 될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만약 작품 속 화자(난파선 소설가) 가 이유미와 대면하게 된다면, 그녀는 이유미에게 어떤 말을 해주었을까요? 결말에서 두 사람이 만나게 될 지 궁금했는데, 뉘앙스만이 남아 상상이란 걸 해보게 됩니다. 소설가는 이유미를 구원할 수 있을까요? 소설가가 스스로의 삐걱거리는 삶을 인정하고 고쳐나가려는 것처럼요? 개인적으론 희망의, 구원의 뒷 이야기를 기대해보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