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어지자, 맹렬한 돌풍이 숲 쪽에서 불어와 하늘에 어슬렁거리던 구름을 순식간에 흩어버렸다. 돌풍이 세찬 눈사태처럼 휩쓸고 지나가며 내 영혼 속에 창출한 어떤 광기와 이성과 사고의 경계를 모조리 파괴해버렸다. 나는 마른 나뭇가지에 불을 붙여 맹렬한 분노를 터뜨리며 헌신적으로 아끼던 오두막 주위에서 춤을 추었다. 시선은 여전히 서쪽 지평선에 못박혀 있었고, 달은 지평선 끝에 살짝 걸쳐 있었다. 원의 일부가 마침내 숨고, 나는 화인을 흔들었다. 달이 지자 나는 큰 소리로 절규하며 모아 온 짚단과 히스, 덤불에 불을 붙였다. 바람이 불길을 부채질해 오두막집은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였다. 불길은 오두막 집에 들러붙어 갈라진 파멸의 혓바닥으로 집을 핥아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