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을 거치면서 유독 허언을 많이 하는 친구들을 두어 명 만난 적이 있다. 자신의 인생을 좀 더 드라마틱하게, 그러나 긍정적인 요소보다는 비극적이고 역경을 강조하는 일화들을 늘어놓는 것이 그들의 특징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 그들의 생각이 많이 났다.
이유미의 일기는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이었을까. 살면서 한 번도 마음편하게 털어놓아 보지 못한 삶의 이야기를, 완전한 타인이자 계약관계인 진에게는 일부나마 보여줄 수 있었다는 것에서 이 책의 제목을 다시한번 떠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