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오가 그의 곁으로 다가가 재게 걸으며 얘기했다. 화재로 인한 사망자보다 길거리를 보행하다 죽는 사람이 더 많다고.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뱀이 테러리스트보다 위험하다고 얘기해줬다. 숨이 찼지만 쉬지 않았다. 그가 의아한 표정으로 자신을 보며 멈춰 선 것도 개의치 않았다. 내친김에 이제껏 모아온 죽음의 확률을 죄다 늘어놓을 생각이었다. 상어보다 나무에서 갑자기 떨어지는 코코넛을 조심하는 게 낫다고 얘기하자 그는 별난 농담이라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
역에서 그와 헤어질 때까지 운오는 이건 농담이 아니고 확률적으로 보통 그렇게 되기 마련인 얘기라고 말해주지 못했다.
(호텔 창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