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물건을 파고 사는 관계에서는 사는 사람이 갑의 위치에 있게 마련인데 여기에서는 보안업체 직원들이 심리적으로 갑의 위치에 있는 것 같네요. 소설 속 부부는 외딴 주택의 전 주인에 대한 사건을 알지 못하는 외지인입니다. 흔히 영업직에 있는 분들은 사람들의 약한 심리를 판매실적이라는 목표를 위해 이용하지요. 내가 없음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계약서에 서명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어쩌면 저도 그런 구매를 한 적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나로서는 이런 계약서에는 서명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정황상 보안업체 직원의 말은 신빙성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나는 구매능력이 없습니다. 결론은 명확한데도 사람의 심리는 매우 취약해서 여러 가지 요인이 맞아 떨어질 때, 아주 비이성적이고 불합리한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해괴한 일들이 그렇지요. 제 3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안타깝기만 하지만 내가 그 상황에 맞딱뜨렸을 때, 내 행동이 그들과 다르다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