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앤. 그녀가 이루고자 한 성공한 삶은 매우 그럴싸하다. 누구나 꿈꾸는 삶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녀가 이끄는 삶의 방향대로 가족 모두가 따라와 주기만을 고집한다면 그 누구도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이 참 마음 아프다.
나는 조앤의 곁을 지키면서 그녀만의 삶의 방식을 묵묵히 받아내주는 남편 로드니의 삶이 짠하면서도 남편으로 세 아이의 아버지로 굳건히 희생하는 그 모습에서 잔잔한 감동이 일었다. 그녀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로드니는, 그녀의 이기심과 인간에 대한 편견, 자식을 모두 자기 손 안에 두려는 욕심마저도 그냥 바라봐준다. 자신의 사고 방식을 고치려 하지 않는 조앤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며 그것을 인정하는 로드니의 묵묵함이 조앤에게는 성공한 삶을 만끽하기에 충분요건임은 확실하다.
다만 조앤 스스로 자신의 삶을 외롭게 만드는 일은 그만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지만, 이건 바람일 뿐 현실 속에서 조앤은 좋은 사람이란 가면을 쓴 이기적이고 아집투성이 중년부인으로 남겠지,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