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을 떠나 있던 십오 년 동안 아버지가 저 건너편을 지켜봤다고 그날 엄마는 말했어.
어떤 밤에는 환하게 달이 뜨고, 그 빛을 받은 동백 잎들이 반들반들 윤이 났다고. 어떤 새벽엔 마을길 가운데로 노루떼와 삵이 번갈아 다니고, 폭우가 퍼부으면 새로 생긴 물길이 이 냇가로 쏟아져 흘렀다고. 반쯤 불탄 대숲과 동백들이 다시 울창해지는 걸 그렇게 지켜봤다고 했어. 밤새 취침등이 밝혀진 감방에서 그걸 보고 있다가 눈을 감으면, 방금까지 나무들이 있던 자리마다 콩알같이 작은 불꽃들이 떠 있었다고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