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 안에는 주인공인 이유미 외에도 다양한 인간군상들이 나온다.
이유미와,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들과, 그녀를 추적하는 나.
이 셋은 한 챕터 안에서 과거와 현재를 조화롭게 오가고, 이어지며,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했다.
이유미는 여러 이름으로 거짓된 삶을 연기하며 산다. 어떤 삶이 정말 진실된 삶이었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녀 자신 조차도.
하지만 그녀를 기억하는 이의 삶도, 쫓고 있는 나의 삶도 다르지 않다. 각자 삶의 모습만 다를 뿐, 그에게서도 그녀에게서도 "나"의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친밀한 이방인>인 것은 아닐까? 표지의 얼굴 없는 여인도 각자의 가면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인 것 같다.
그리고 그 길 끝에는 공허함만 남아 있을 뿐이다.
비슷한 작품으로 '리플리'를 많이 얘기하는데 아직 못 봐서 잘 모르겠고, 개인적으로는 바로 전에 읽은 '위대한 개츠비'가 떠오른다.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고 싶었던...
그 길 끝엔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결국은 우리의 이야기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