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 아줌마는 좋은 냄새가 났지만 내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동방생명 아줌마는 많이 돌아다녀 땀을 흘리고 옷이 구겨졌지만 늘 뭔가를 줬다. 무엇보다 아줌마는 바깥의 공기를 , 미래라 부를 수 있는 들뜬 마음을 환기시켜주었다. 아줌마는 고작 열 살인 내게 대학에 가야 하는 미래가 있고 부모가 그 것을 준비해준다는 걸 보여주었다. 부모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 때면 나는 보험을 생각했다. 장래에 되고 싶은 것을 상의하거나 선생님께 무슨 일로 꾸지람을 들었는지 털어놓지 못했지만 힘든 와중에도 돈을 저축해 미래를 만드는 부모가 있다는 것은 든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