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는 보면서 나도 모르게 울컥 하게되는 책이었다면, 작별하지 않는다는 다른 세계의 이야기 같다. 눈에 뒤덮여 옴싹달싹 못하는 상황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몽환적이고 이 세계와 단절된 다른 세계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들었다. (사건을 미화하거나 축소했다는 뜻이 아니다.) 글을 읽는 내내, 한강 작가는 글을 참 아름답게 쓰는구나 싶었다.
인선이 아닌 경하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흘러가는 점도 좋았다. 소년이 온다 처럼 사건의 한복판에 떨어져서 바라보는 것도 좋았지만, 작별하지 않는다에서는 마치 내가 인선의 집에 찾아간 느낌이 들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