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 튜브를 움켜쥐듯, 우리의 시선을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꽃송이의 꽃잎들에 멈춘다.
파드릭 모디아노의 소설 "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일부분이다. 다사다난한 젊음을 지나온 초로의 주인공은 휩쓸리기 보다는 안정됨을 추구하여 과거를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삭제하려한다.
과거의 나도 세상 모든 일에 관심이 많아 하루 하루를 깨어있었던것 같은데 어느새 나도 나의 의지와는 무관한 자연에 시선이 간다.
용골자리 성운은 아름답게 빛나고 위험스러운 비밀을 간직한 고대의 두루마리처럼 보인다. 사람마다 허락된 가시광선이 다른가. 내 눈에는 그저 예뻐보이고 그들의 눈엔 해독되야 할 암호로 보였다.
꽃도 피고 지고 별도 피고 진다.
평범한 내가 아는 단순한 명제. 그들이 풀어내는 탐구의 정수. 그들과 나의 차이는 별들 보다 멀어 보인다.